저는 카페를 거의 사무실처럼 씁니다. 영상 편집할 때도, 블로그 글 쓸 때도, 업무 처리할 때도 노트북 들고 카페로 갑니다. 집에서는 집중이 잘 안되는 타입이라 어쩔 수 없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문하는 것도 늘 똑같았습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죠.
긴 시간의 카페 작업
문제는 카페에 앉아 있는 시간이 제가 긴 편인데요. 두세 시간 작업하다 보면 한 잔으로는 부족하고, 자리를 오래 차지하는 게 눈치 보여서 한 잔 더 시키게 됩니다. 그렇게 하루에 두 잔씩 마실 때가 있어요.
카페인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집중력 측면에서 도움받을 수 있어서 뭔가 집중해서 마시기에는 좋습니다. 근데 사람마다 카페인 대사 속도가 다르고, 저 같은 경우엔 저녁에 잠자리에 들었을 때 뭔가 각성된 느낌이 남아있는 날이 종종 있더라고요. 그래서 무조건 끊기보다는 하루 한 잔 정도나 아니면 아예 다른 음료를 마셔보자는 쪽으로 생각이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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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어려운 대안
여기서 두 번째 벽에 부딪혔습니다. 카페인 없는 음료를 찾다 보니 죄다 단 음료만 있더라고요. 에이드, 스무디, 프라푸치노, 과일 주스, 초콜릿 음료. 카페인은 피했는데 당류를 왕창 먹게 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조건을 두 개로 잡고 다시 찾아봤습니다. 카페인이 없거나 거의 없을 것, 그리고 당류가 낮을 것. 이 두 개를 동시에 만족하는 게 생각보다 정말 선택지가 좁더라고요.
의외로 카페인이 있는 음료
메뉴판을 볼 때 헷갈리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티(tea)라고 다 카페인이 없는 게 아니더라고요.
카페인이 있는 티: 녹차, 홍차, 우롱차, 말차, 얼그레이, 자스민,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백차(화이트 티). 이건 전부 차나무 잎으로 만든 거라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카페인이 들어있습니다.
카페인이 없는 티(허브티): 캐모마일, 페퍼민트, 루이보스, 히비스커스, 레몬그라스, 생강차, 유자차.
이 구분만 알아도 메뉴판에서 헤매거나 굳이 직원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됩니다. 저도 예전엔 티 종류라서 커피보단 낫다고 생각하고 얼그레이를 시켰는데 알고 보니 홍차라서 카페인이 들어있더라고요.
여기서 하나 더 주의할 점은 스타벅스의 유스베리 티처럼 이름만 봐서는 과일차 같은데 실제로는 백차가 베이스인 경우가 있습니다. 당류는 0g이라 저당 음료 리스트에는 자주 오르지만, 카페인은 들어있어요. 카페인까지 완전히 피하고 싶다면 참고하세요.
브랜드별로 정리
제가 주로 가는 곳과 아닌 곳도 따로 조사해서 찾아봤습니다. 다만 미리 말씀드릴 게 있는데, 카페 메뉴는 시즌마다 바뀌고 매장별로 취급 여부도 다릅니다. 아래 내용은 참고용으로 보시고, 실제 주문 전에는 매장 메뉴판이나 각 브랜드 앱에서 확인하시는 걸 권합니다. 특히 당류 수치는 사이즈와 시럽 추가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져요.
스타벅스: 가장 확실한 선택은 역시 히비스커스 블렌드 티입니다. 허브 계열이라 카페인이 없고, 별도 시럽을 넣지 않으면 당류도 0g에 가깝습니다. 새콤한 맛이라 아이스로 마시면 아메리카노 대체용으로도 꽤 만족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캐모마일 계열 티도 무카페인입니다. 커피 맛 자체가 그리울 땐 디카페인 에스프레소 샷으로 변경하는 옵션도 있는데, 디카페인이 카페인 완전 제로는 아니지만 카페인 함량이 크게 줄어드니 넣어봤습니다.
이디야커피: 루이보스 티와 허브티 라인을 무카페인으로 명시해두고 있어서 고르기가 편합니다. 복숭아 향 루이보스, 사과와 오렌지 등이 블렌딩된 과일 허브티 등이 있는데, 티백을 우려내는 방식이라 시럽이 따로 안 들어가면 당류가 거의 없죠. 가격대도 부담 없는 편이라 장시간 작업할 때 두 번째 잔으로 좋습니다.
투썸플레이스: TWG 티를 취급하는데, 이 중 카페인이 없는 건 카모마일과 크림 카라멜 두 종류입니다. 나머지(프렌치 얼그레이, 그나와 민트 등)는 카페인이 있으니 주문할 때 종류를 지정하시면 됩니다. 참고로 애플민트티나 허니레몬티는 티 베이스에 다른 재료가 더해진 제조 음료라 당류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아이스 애플민트티는 당류가 20g이 넘습니다. 허니레몬티는 이름부터 달달하죠?
할리스, 파스쿠찌, 엔젤리너스, 탐앤탐스: 이 브랜드들도 캐모마일, 페퍼민트, 루이보스, 히비스커스 계열의 허브티를 기본 라인업으로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엔젤리너스는 제로슈가 애플 캐모마일티처럼 당류를 낮춘 메뉴를 별도로 운영하기도 합니다. 다만 브랜드마다 티 구성이 다르고 교체도 잦아서, 매장에서 허브티 중에 카페인이 없는 게 뭐가 있냐고 직접 물어보는 게 제일 정확하긴 합니다.
폴바셋: 커피 중심 브랜드라 티 라인업이 상대적으로 단출한 편입니다. 대신 우유 품질로 유명한 곳이라, 카페인을 피하고 싶은 날엔 시럽 없는 우유 베이스 음료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우유 자체에 유당이 있어서 당이 있다는 점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아아에서 티로 바꾼 후기
두세 달 정도 이 방식으로 해본 것 같은데요. 솔직히 처음엔 조금 아쉬웠습니다. 아메리카노가 습관처럼 먹기 좋은 음료였고 집중력에도 좋았고요. 근데 이게 계속 마시다 보니 적응이 되더라고요. 오히려 오후 늦게까지 작업할 때는 속도 쓰리지 않고,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 확실히 편합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아이스로 시키고 텀블러나 큰 컵에 받아서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따뜻한 티는 금방 식어버려서 오래 앉아있는 카페 작업에는 아이스가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특히 히비스커스처럼 새콤한 계열은 아이스로 마시는 것이 맛있더라고요.
제가 굉장히 아메리카노를 많이 마시던 사람이었습니다. 회사에서도 퇴근해서도요. 혹시 본인이 마시는 카페인 양이 걱정되신다면, 우선 하루에 몇 잔을 마시는지부터 세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도 세어보고 나서야 생각보다 너무 많이 마신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그리고 수면 문제나 심장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카페인 조절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